와글바글 맘앤대디생각 놀이터
최근 본 콘텐츠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언론과 영화산업, 금융산업 등을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아이비리그 전체 학생의 30%와 역대 노벨상의 23%를 차지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은 뭘까? 그들의 교육법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유대인의 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유대인의 교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가족문화를 들여댜봐야 한다. 2천 년이 넘도록 전세계를 떠돌면서도 유대인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을 중심으로 그들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온 덕분이다. 그들에게 가정은 유대식 교육이 이루어지는 최초의 장이며, 부모는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된다.
유대인 가정의 저녁식사는 학교와는 다른 특별한 교육의 장이다.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아무리 바빠도 매주 금요일이면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이른바 안식일 만찬(Sabbath Dinner)이다. 가족간의 교감을 형성하고, 부모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자신의 역사가 어떠한지 배워나간다.
또한, 유대인들은 지성인을 만드는 교육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며,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말을 하기 전부터 어떤 색깔의 옷을 입을지, 어떤 신발을 신을지 스스로 선택하고, 커갈수록 좀 더 중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모든 것을 아이들 멋대로 하게 둔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내찮은 대안을 가능한 많이 마련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이런 선택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생각을 지닌 주체적 인격자로 성장 한다.
│토론과 대화, 여럿이 하는 공부
유대인에게 공부란 다른 사람과의 상호적 소통을 통해 나와 다른 의견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유대인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탈무드(Talmud : 유대교 구전 율법서)에도 적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탈무드를 처세술이나 삶의 진리를 담음 격언집 정도로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인 랍비들 간의 토론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항상 '이것이 아니면 저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해진 해답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100명의 유대인이 있다면 100개의 의견이 있다'고 한다. 유대식 교육의 핵심이 '대화와 토론'에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유대인 학교의 수업시간은 시끌벅적하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혼자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그룹을 지어 토론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만난다. 그리고 나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서로 다른 주장들이 협의점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해 배워나간다. 수업에 소극적이거나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우리식으로 치면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유대인의 전통학습기관, 예시바(Yeshivah) 역시 여타 도서관과는 달리 소란스럽다. 칸막이는 아예 없고 좌석은 두 개 이상 마주보거나 한 곳을 향해 둥그렇게 모여있다. 토론을 위한 최적의 좌석배치다. 책을 쌓아두기는 해도 그 책을 혼자 외우거나 읽는 학생은 없다. 책 속의 이야기를 함꼐 나누는 학생들의 토론만 있을 뿐이다.
│의심하라, 질문하라, 배움을 멈추지 마라
유대인의 문화는 질문을 던지고 호기심을 가지는 것에서 번성해왔다. 유대인 학교에서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달리 사고하는 법, 즉 비판적 사고방식을 배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문제 푸는 기술이나 암기 대신, 문제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가르친다. 또한, 아이들에게서 되도록 많은 질문을 이끌어내고 아이들이 스스로 각자의 해답을 찾도록 돕는다.
학교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봉통의 부모라면 "오늘은 뭘 배웠니?"하고 묻겠지만, 유대인 부모라면 다르다. "오늘은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다. 이는 정답보다 답으로 향하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이들의 교육 철학을 반영한다. 또, 유대인 부모들은 오래 전부터 '수수께끼와 농담은 머리를 날카롭게 가는 숫돌'이라고 여겨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교육법은 아이들이 창의적인 발상을 하도록 돕는다.
한편,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성인에 대한 교육도 중시해왔다. 부모는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강요 대신,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한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부모를 역할 모델로 삼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체득한다. 유대인의 교육에는 어떤 시간적 제한이나 공간적 제한도 없다. 그들에게 공부의 끝은 없다.
저작권자ⓒ 와글바글 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해당기사의 링크를 걸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