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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대의 그림
과거에 남자들은 말을 타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여자들은 양산을 쓰고서 산책을 하고, 아이들은 둥글게 모여서 춤을 추거나 굴렁쇠를 굴리며 놀았다. 그림 1과 같은 선조들의 그림 속에서, 우리는 일상적인 삶의 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더 이상 파이프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되면서 그림 속 사람이 정면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그림 속 사람은 종종 야구 모자를 쓰고 있는데, 그 때문에 다시 옆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집을 그린 그림에서 지붕 위에 있는 갈퀴 모양의 안테나는 1960년대에는 발전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위성 안테나로 교체되고 있다.
연습 놀이
전화기의 모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급격하게 변화했습니다. 아이에게 전화기를 그려 보라고 하세요.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난 아이는 하나의 직사각형을 그린 다음에 버튼을 나타내기 위해서 작은 원을 여러 개 그려 넣을 겁니다. 아이의 조부모님에게 전화기를 그려 보게 하세요. 그들은 아마 전화를 걸 때 돌리는 숫자 다이얼이 있는 검은색 혹은 회색 물체에 나선형 선으로 송수화기가 연결된 모습을 그릴 겁니다. 한 물체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림으로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코드를 모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사람 그림
오른쪽 그림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오두막집, 나무, 그리고 말의 편자? 이 그림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엔두무Yuendumu라는 마을에서 살던 왈리피족 아이가 그린 그림이다. 왈리피족의 전통에 따르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여행과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모래 위에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말편자 모양과 같다. 다른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왈리피족 아이들 역시 자기문화 고유의 그래픽 언어를 사용한다. 왈리피족 아이는
사람을 말편자 모양으로 그리지만,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서구식 사람 그림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렇게되면 왈리피족 아이는 ‘그래픽 이중 언어 사용자’가 된다.
그림과 개인적 독창성
아이들이 모두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수도 없이 말했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특출나게 다르다. 개인적 특수성으로 인해,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이나 상상력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예외적인 색채를 사용하기도 한다. 루실과 폴의 경우가 그러하다. 다른 아이들과 아주 많이 다른 루실과 폴의 그림은 상당히 뛰어난 재능을 드러낸다. 루실은 상상의 세계 속에서 살면서 그 세계를 통해서 현실을 재구성한다. 폴은 기계 구조와 건축 구조로 이루어진 현실에 푹 빠져 있다.
| 내 꿈은 나의 현실이다
그림 3) 루실(6, 8, 10, 12세)
의사들이 ‘자폐증’이라고 진단을 내린 루실은 열세 살 소녀다. 루실에게 학교의 문은 늘 닫혀 있었기 때문에, 루실은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네 살 때부터 루실은 그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매일 50~200개 정도의 그림을 볼펜으로 그려왔다.
여섯 살부터 루실은 인물에 대한 고유의 주제를 설정하여 섬세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색깔은 이미 두 살 때부터 사용해왔다. 몇몇 그림은 만화를 연상시키는데, 아마 루실이 미야자키 하야오Miyazaki Hayao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 모든 것이 눈에 보이다
그림 4) 폴 : 기억에 의존하여 그린 비행기 그림(5세, 6세), 실제 모델을 보면서 그린 병원용 침상(6세)과 사진을 보면서 따라 그린 사크레쾨르 성당(8세)
폴은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림에서 이러한 독특함을 아주 강하게 표현한다. 폴의 흥미를 끄는 것은 우연히 눈에 띄는 사물의 겉모습이 아니라, 늘 변함없는 내부 구조다.
하나 혹은 두 가지 색깔을 사용하여 수정 없이 힘찬 선으로 그려진 폴의 그림은 정확하고 완벽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구조물이 가진 정교함과 리듬감, 균형미가 잘 드러난다.
루실이 인물에 대한 상상력이나 개인적 표현 방식으로 독창성을 드러내고 있다면, 폴의 시선은 나디아Nadia나 스티븐 윌트셔Stephen Wiltshire(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영국의 천재화가-옮긴이 주)처럼 특별한 화가의 시선을 떠올린다.
자료제공 | 도서 '교사와 부모를 위한 아이의 그림을 이해하는 법'
지은이_르네 발디, 꿀로드 퐁티 / 옮김_강현주 / 출판사_머스트비
에디터 | EK(주)_월간유아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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