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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은
'청계산 들풀 자연 유아학교'
경기도 의왕시 인근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청계산 들풀 자연학교’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며 그 안에서 스스로 탐구하고 배우는 유아학교이다. 이 원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닌 자연 속에서 실컷 놀며 자율성을 부여받고 스스로 가치를 심어나가는 교육을 받고 있다.
┃자연 속에서 아이답게 놀기
청계산 들풀 자연 유아학교는 자연 속에서 아이답게 놀며 행복을 느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도심 속이 아닌 청계산 자락 한 쪽에 자리 잡아 원을 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숲을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화려하고 예쁜 외관은 아니지만 산과 어우러진 원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요즘 아이들은 많이 놀지 못 합니다. 특히 도시의 아이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학원을 다니며 자신들의 진정한 권리인 놀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죠. 그래서 처음에는 아이들을 한 달에 한 번 이라도 자연 속에서 놀게 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이렇게 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청계산 들풀 자연유아학교의 이용주 원장은 아이들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 운영도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단 일념으로 시작했다.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선 자연 속에서 제대로 잘 놀아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원의 일과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아이들의 일과는 간단하다. 등원을 한 뒤, 점심시간 전까지 숲에서 하루를 보낸다. 점심 이후에는 교실에서 간단하게 놀이를 한 뒤 귀가를 한다. 간단한 일과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 자연이 주는 지혜와 건강함을 얻는다.
“아이들은 받아들이는 용량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양의 주입식 교육은 아이들의 반발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큰 계획만을 아이들에게 주고 그 안에서 행동하고 선택하는 모든 것들을 아이의 자율성에 맡깁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이라는 스승
숲에서의 일과는 계절마다 다르다. 요즘같이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기에는 씨앗 심는 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한다. 아이들은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등, 밭을 일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된다. 아울러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의 신비와 이치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먹거리를 마트에서 냉장고에서 손쉽게 꺼내옵니다. 하지만 그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들에게 오게 되는지 알고 있는 아이는 많지 않습니다. 귀로는 들어봤어도 직접 경험해본 아이들은 더 드물기 때문에 1년 동안 밭을 일구는 활동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입니다.”
이용주 원장은 단순히 열매만 따는 것을 수확이라고 보진 않는다.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비바람을 견딘 그 순간이 모여야만 진정한 수확의 기쁨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쉽게 얻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퇴색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내가 씨를 심고 물을 주고 그 성장과정을 지켜봐온 것이라면 그 애정은 남다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편식하는 법도 없습니다. 농작물을 어떻게 키워서 밥상까지 올라온 지 알기 때문입니다.”
청계산 숲 유아학교 아이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을 제외하고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상관없이 숲으로 나간다. 자연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추위와 더위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몸으로 자연을 경험한 아이들은 생각하는 바도 남달라진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은 위대하고 소중한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한 번은 아이들이 등산하는 어른이 지나가다 나뭇가지를 꺾어 버린 것을 보고 나무가 아플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는 것을 봤습니다. 사실 저희는 '나무를 꺾으면 안 돼!'라던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교육을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연을 자신의 동료라고 여기고 귀하게 여깁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친구이자 스승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사계절 동안 자연이 주는 선물을 누구보다 즐겁게 받아들인다. 사계절 내내 자연의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은 생각의 깊이와 사고의 폭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촌스러움 속에 담긴 긍정적 변화의 과정
청계산 숲 유아학교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마치 시골 주민과 같은 촌스러움과 정겨움이 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모두 작업복 차림에 목장갑을 손에 낀 모습이 시골의 정겨움과 푸근함을 연상케 한다. 아이들은 흙 위에 털썩 앉고 흙을 만지며 자연 그대로를 느낀다.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옷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다.
“저희도 그렇지만 어머님이나 아버님들이 아이들 옷이 많이 더럽혀지면 그만큼 잘 놀았구나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이곳에 올 때는 활동하기 편하고 더러워져도 괜찮은 옷을 입혀 보냅니다.”
안전에 문제만 없다면 아이들은 숲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은 이곳의 교육 방법을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생소하다. 너무 놀기만 하는 것 아니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곳은 노는 것 자체가 학습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제대로 놀 준비’를 갖춘다.
이 원장은 모든 선생님들에게 부전공을 시키는 편이다. 숲 지도사, 심리상담사 등 아이들을 이해하고 교육하는데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제대로 잘 놀기 위해서는 준비된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곳을 만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소심하던 아이들은 자신감을 찾고 몸이 약했던 아이는 건강해진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모두의 표정은 편안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신나게 하고 있으니, 표정이 밝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의 표정은 모두 시골 아낙같이 순진하고 예쁘게 변해갑니다.”
┃청계산 들풀 자연 유아학교의 교육 방향
이 원장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나갈 거냐는 물음에 가장 첫 번째로는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고 행복해지는 교육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경직된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교육으로 많은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가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함을 잘 느끼지 못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도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요, 그래서 이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서요.”
아이들과 행복하기 위해 숲 교육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이용주 원장의 얼굴은 굉장히 편안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선생님의 얼굴에서도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아이들도 저도 매년 함께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훨씬 여유로워지고 행복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랍니다.”
자연과 함께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청계산 들풀 자연 유아학교.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찾아나갈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촬영협조|청계산 들풀 유아 자연학교
에디터|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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