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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코딱지
누구나 걱정은 있기 마련.
다만 사람에 따라서 경중이 있을 것이고, 그 경중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은 다를 것이다.
내 걱정을 들어주고 그 걱정을 가져가 버리는 걱정인형이 있다면 얼마나 살기 편할까.
진짜 걱정이 사라지진 않는다 해도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나만의 걱정인형,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_ 김인숙 기자
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원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 후 휴지심과 털실을 나눠주며 걱정인형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선물하라기에 비교적 성의 없게 휴지심에 대강 털실을 감고 면봉으로 팔 다리를 만들어주었다.
집에 도착해 아이에게 걱정인형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엄마가 유치원에서 만든 걱정인형이야. 앞으로 민서가 걱정이 있을 때 이 걱정인형에게 너의 걱정을 이야기하고 베개 아래 두고 잠들면 그 다음 날 걱정이 사라진대.”
아이는 시크릿쥬쥬 인형을 사주었을 때와 비슷한 환호와 감동을 내비췄다. 이후 소소한 걱정이 있을 때마다 걱정인형에게 이야기하고 베개 아래 두는 모습을 보니 <인사이드아웃> 영화 속처럼 엉뚱섬이 아직도 살아있음에 내심 감사했다. 그러던 중, 감기에 걸려 너무 아픈 엄마의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었나보다.
“엄마, 걱정이 있으면 이 걱정인형한테 이야기 해.”
“엄마 걱정이 뭔데?”
“지금 엄마가 아픈 게 걱정 아니야?”
“그래. 알겠어. 걱정인형한테 이야기 할게.”
내가 만든 허접한 걱정인형에게 내 걱정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갑자기 걱정인형을 확 낚아챘다.
“왜~ 엄마 걱정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아니야. 내가 할 말이 있어.”
아이는 두 손으로 걱정인형을 잡고 조근조근 이야기 했다.
“걱정인형아. 나 우리 엄마가 아픈 게 걱정이야. 우리 엄마 안 아프게 해줄래?”
나보다 더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어쩌면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글|김인숙 기자
에디터|EK(주)_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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